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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화려한 보물들

글 : 톰 뮬러 
사진 : 산드로 반니니, 해리 버튼 

8대 카나번 백작 부인 피오나 허버트는 방명록을 한 장씩 넘기면서 100년 전 그녀의 유명한 집을 자주 방문했던 저명한 인사들의 서명을 손가락으로 짚는다. 지금 우리는 영국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방대한 영지에 자리한 하이클레어 성에 있다. 이 성은 최근 몇 년간 인기 있는 시대극 <다운튼 애비>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방명록에는 그녀가 남편의 증조부이자 5대 카나번 백작인 조지 에드워드 스탠호프 몰리뉴 허버트에 관해 집필하고 있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 그녀가 “5대 백작”이라고 부르는 조지 허버트는 투탕카멘의 무덤을 끈질기게 찾아 헤맸던 영국 출신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를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카나번 경은 탐험가와 외교관, 사교계 인사 그리고 영국 귀족의 초청 인사 치고는 특이하게도 이집트 독립운동의 지도자들을 불러모아 하이클레어 성에서 성대한 잔치를 열곤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 내용 중]

태평양에서 되살아난 산호초

글 : 엔릭 살라 
사진 : 엔릭 살라 외 5명

지금껏 가장 놀랍고도 희망적인 산호초 회복 사례가 최근 세상에 알려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이해하려면 2009년 4월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나는 해양생물학자들을 이끌고 태평양 중부에 자리 잡은 외지고 사람이 살지 않는 남부 라인제도로 첫 탐사를 떠났다. 키리바시 영토인 이 다섯 개의 섬은 8500만~7000만 년 전 수면 위로 떠오른 고대 화산의 봉우리로 해저에서 적도를 가로질러 산등성이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이 섬들 주변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과학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제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수면 아래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낙원이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호초에 커다란 물고기 떼가 무성한 산호 사이를 헤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어를 포함해 온갖 최상위 포식자들이 어찌나 많은지 녀석들의 총 생물량이 먹이 동물보다 훨씬 많았다. 잠수를 한 번 할 때마다 우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들을 볼 수 있었다. 남부 라인제도는 산호초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놨다.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 내용 중]

불길에 휩싸인 섬

글 : 마야 웨이-하스 
사진 : 카르스텐 페터 외 1명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로 다가갈수록 앞쪽에 있는 공기가 열기로 일렁였다. 나는 안내인 옥타비오 페르난데스 로렌소의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따라가며 까맣게 그을린 라팔마섬을 가로질러 갔다. 라팔마섬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 속한 섬이다.

“우리가 갈 수 있는 데까지는 거의 다 왔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한 용암 동굴의 입구를 몇 미터 앞에 두고 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우리는 입구를 향해 몇 걸음 더 나아갔다. 최근 한 개인 드론 조작자가 이곳의 온도를 170°C라고 기록한 바 있다. 카나리아제도 동굴연맹의 부회장인 페르난데스 로렌소는 서서히 식어가는 이 동굴을 유심히 지켜봐왔다. 그는 궁극적으로 이 용암 동굴 속으로 들어가 500년 만에 카나리아제도에서 발생한 가장 파괴적인 화산 폭발에 속하는 이번 분화에 대해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 내용 중]

가족 서커스단

글 : 애비 수얼 
사진 : 스테파니에 젠고티

승무원이었던 부모를 따라 싱가포르, 베네수엘라, 호주, 인도 등 먼 곳을 자주 다녔던 사진작가 스테파니에 젠고티는 떠돌이 생활에 익숙했다. 그래서인지 젠고티는 6년 전 가족 서커스단을 따라 유럽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그 경험이 낯설지 않은 듯했다. “나도 여행을 많이 하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들과 내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그들과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가족 서커스단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나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젠고티는 말한다.

젠고티가 따라다니는 극단은 새로운 서커스 양식을 따르는데 이 양식에서 공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훈련된 동물이 아니라 훈련된 인간이다. 서커스에 산란계나 대형 마차를 끄는 말이 몇 마리 포함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공연은 연극과 음악, 춤, 곡예를 통해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예인들이 이끌어나간다.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 내용 중]

전환기를 맞이한 이집트

글 : 로버트 드레이퍼
사진 : 닉 하네스 외 3명

지난 6월, 내가 15년 만에 다시 찾은 이집트는 몰라 볼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카이로에서 나일강을 따라 조성되고 있던 맘샤알미스르(이집트 국민들의 산책로)의 첫 1.5km 구간이 막 개방돼 나일강변의 멋진 경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마스페로 삼각 지대’로 알려진 인근의 난개발 지역에서는 대대적인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는 이집트 27개 주 전역에 걸쳐 주거 지역 357곳을 철거하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나일강의 작은 섬인 와라크에 있던 주택 수백 채는 호텔을 지을 목적으로 완전히 철거됐다. 나일강의 유명한 수상 가옥들은 하나씩 해체되거나 견인되고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 내용 중]

야생동물들의 터전이 된 도시

글 : 크리스틴 델라모어
사진 : 코리 아놀드

얼핏 보면 이 장면은 미국의 여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미국우정청 집배원이 우편물을 손에 든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집배원은 바로 몇 미터 앞에서 육중한 미국흑곰 한 마리가 바닥에 앉아 있는데도 개의치 않는 눈치다.

바로 왼쪽으로 철조망 너머에 있는 240번 주간 고속도로에서 굉음이 들려오지만 이 흑곰에게는 그저 백색 소음에 불과한 듯하다. 녀석은 인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 시내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이 동네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간다.
240번 주간 고속도로변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도시 및 교외 지역의 흑곰에 관한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이 울퉁불퉁한 은단풍나무 속에 팬 깊은 굴에 정신이 팔려 있다. 목에 무선 추적기를 단 암컷 흑곰 N209는 차들이 코앞에서 끊임없이 질주하는 이곳에서 겨울잠을 잤다. 녀석은 연구진이 추적하고 있는 흑곰 100여 마리 중 하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내용 중]

로마로 통하는 길을 되살리다

글 : 니나 스트롤릭
사진 : 안드레아 프라제타

아피아 가도는 로마제국의 막강한 힘을 상징했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역사를 관통하는 순례길을 조성하기를 바라며 이 고대의 도로를 복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 외곽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유리 바닥을 통해 몇 미터 아래로 고대 로마 도로의 일부였던 납작한 회색 포석들과 2000년 된 배수로를 따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유골들을 볼 수 있다.

이는 유럽 최초의 주요 도로였던 아피아 가도의 흔적이다. BC 312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아피아 가도는 로마 시내를 구불구불 빠져나간 뒤 이탈리아 남부를 가로질러 동쪽에 있는 항구 도시 브린디시에 이른다. 이 도로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속담이 탄생하는 데 일조했으며 지금도 이탈리아에서는 ‘레지나 비아룸,’ 즉 길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 유산은 대부분 방치돼 1000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포석과 함께 파묻혀버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내용 중]

소멸해가는 멕시코의 생활 양식

글 : 제이슨 모틀라그
사진 : 발라시 가르디 

짐을 짊어진 한 무리의 노새와 당나귀들이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울타리의 입구를 향해 휘청휘청 걸어간다. 빳빳한 흰색 셔츠를 차려입은 한 호리호리한 카우보이가 자신이 탄 말의 걸음걸이에 맞춰 박차를 짤랑거리며 녀석들을 이끈다. 엘레오나리 “나리” 아르세 아길라르(34)는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가뭄에 시달리는 자신의 목장에서 노새와 당나귀들을 몰고 낮은 지대로 내려가 귀중한 물을 가득 실어가야만 한다. 그 물 덕분에 그의 가족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에 있는 산프란시스코산맥의 높은 메사 지형에 자리한 조상의 땅에 계속 머물 수 있다.

노새와 당나귀들이 구유에서 물을 마시는 동안 나리는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관에서 나오는 물을 쭉 들이켠다. 13km 떨어진 산속의 샘물과 연결된 이 관은 이 산간벽지에서 버티고 있는 몇 안 되는 목장들의 생명줄이다. 나리는 더 낮은 지대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형 리카르도의 도움을 받아 거의 한 시간 동안 20ℓ들이 물통 여러 개를 가득 채운 후 이를 당나귀들에게 싣는다. 그런 다음 그는 말에 훌쩍 올라탄 후 집을 향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내용 중]


여전히 살아 있는 나무들

글 : 오르솔야 호르베르그
사진 : 오르솔야 호르베르그

노르웨이에 사는 한 사진작가가 유럽의 노령림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 취약성을 기록하기 위해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나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고요함과 순수한 아름다움에 끌린다. 그 안에 있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이 잘된다. 주위 환경에 집중하는 동안 내적 고요함이 나를 채우고 현장의 진수를 사진기에 담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촬영 장비를 챙겨서 유럽의 일부 노령림으로 모험을 떠났을 때 이런 기분을 느꼈다. 인간의 반복된 위협에도 수 세기 동안 훼손되지 않은 이 독특한 환경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이다.

숲을 방문할 때 어려움과 마주한 경우가 많았다. 기상이 나빴던 데다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곳을 찾아 여러 장소를 다니느라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 경험에서 얻는 기쁨이 더 컸다. 기존의 산길에서 벗어나 마데이라제도의 안개가 자욱한 월계수 숲을 통과하며 걷는 동안 나는 수령이 800년은 됐을 법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을 때 이 나무들의 몸통 부분이 피난처를 제공해줬다. 마치 성스러운 공간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5월호 내용 중]

플라스틱이 흐르는 강

글* 로라 파커
사진* 사라 힐튼

지난 10년 동안 해양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점차 쌓여가는 현실에 전 세계가 각성하면서 악화되는 이 위기를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있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들이 전개됐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2040년 무렵이면 해마다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의 양은 거의 세 배로 증가해 연간 32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해안선 1m마다 평균 50kg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인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문제를 바로잡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소소한 조치로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플라스틱 폐기물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바다에 이미 존재하는 플라스틱을 분석하거나 플라스틱이 어떤 식으로 생태계를 위협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왔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는 플랑크톤부터 물고기, 거북과 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야생 생물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더욱이 쓰레기가 어떻게 바다로 흘러드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강, 특히 아시아의 강들이 쓰레기를 나르는 주된 물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4월호 내용 중]

경이로운 해양생물, 해마

글* 제니퍼 S. 홀랜드
사진* 데이비드 리츠와거

미겔 코헤이아가 해저를 가리켰다. 나는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장갑 낀 손가락으로 그곳을 세게 찔렀다. 나는 그곳으로 더 가까이 헤엄쳐가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모래와 조류, 바위밖에 보이지 않았다. 좌절감에 내 입에서 거품이 뿜어져 나왔다. ¶ 그때 갑자기 내가 보고 있던 해조류 사이에 녀석이 파묻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희끄무레한 노란색 몸통에 가는 실 모양의 돌기를 가진 몸길이 76mm의 긴코해마였다. 그날 나는 녀석의 친척뻘이자 리아포르모사라고 불리는 이 포르투갈 연안의 석호에 사는 또 다른 고유종인 짧은코해마도 발견했다. ¶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연안 해역에 전설적인 이 물고기의 다양한 종들이 서식한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46종의 해마를 확인했다.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년 사이에만 신종 네 종이 더 명명됐기 때문이다.포르투갈 알가르브대학교 해양과학센터의 생물학자인 미겔에 따르면 리아포르모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려 200만 마리의 해마가 보금자리로 삼던 곳이었다. 해안가에 있는 한 작은 시설에서 해마를 사육하고 연구하고 있는 미겔과 동료들은 긴코해마와 짧은코해마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사실을 발견했다. “불과 20년도 안돼 최대 90%가 사라졌죠.” 그는 말한다. 이러한 감소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 듯한데 이는 어느 정도 해마가 하구와 맹그로브 숲, 해초지, 산호초 등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훼손된 해양 서식지에 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4월호 내용 중]

위기를 부르는 노래

글* 디나 파인 매론
사진* 카린 아이그너

어느 일요일 이른 아침에 남성들이 가창력이 가장 출중한 새들을 데리고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쿠바 아바나의 한 한적한 지역에 모였다. 때는 9월로 새들이 쿠바로 이동해오는 시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명금류들이 최근 이곳으로 몰려온 탓에 불법 포획 및 거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참이었다. 오색아메리카멧새와 유리아메리카멧새, 붉은가슴밀화부리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았다. 일요일은 명금류의 노래 경연이 열리는 날로 유명했다.며칠 전 내가 가입한 쿠바 명금류 페이스북 모임 12곳 중 한 곳에 누군가가 경연 장소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가 쿠바에 갈 수는 없어서 현지에 있는 연락책 한 명이 나 대신 익명으로 비밀리에 열리는 그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2011년에 제정된 생물다양성에 관한 쿠바 법에 따라 과학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 명금류를 대량으로 포획하는 것은 불법이다. 가장 오랫동안 듣기 좋게 노래하는 새에 돈을 거는 내기 경연도 역시 불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연 장면들을 공공연하게 소셜 미디어에 올릴 뿐 아니라 팔려고 내놓은 명금류들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게시물 중에는 야생 지대에서 포획한 새들을 명시해 놓은 것들도 있다. 아바나에 있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조류학자이자 새 전문 학예사인 소치틀 아욘 구에메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 조치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불법 거래를 더욱 부추겼다. 쿠바인 대다수는 새를 새장에 가둬 기르는 것을 전통으로 여긴다. “따라서 이는 위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돼왔다”고 과학기술환경부 소속의 조류학자 마이켈 카니사레스는 말한다. 쿠바 동물학회의 전 회장이자 지금은 자연·과학·문화의 증진을 위해 힘쓰는 비영리 단체 ‘아리구아나보 재단’의 회장인 생물학자 히랄도 알라욘 가르시아(75)는 새를 포획해 기르는 취미가 스페인 식민 시대부터 존재해 점차 흔한 일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많은 쿠바인들이 집에 명금류를 둔 채 녀석들의 노래와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어 하며 사람들은 이런 전통을 대대로 이어가고 있다. 일부 쿠바인들에게 명금류는 사업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 식량 부족과 미국의 경제 제재 탓에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야생 명금류를 불법으로 포획하면 가정에서 명금류를 번식시키는 것보다 더 쉽고 돈도 덜 든다. “명금류 거래로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쿠바·카리브해 역사학과 교수 릴리언 게라는 말한다. 페이스북상에서 일부 명금류는 가격이 20달러 이하로 홍보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기 경연에서는 판돈이 최대 수천 달러까지 치솟는 등 격차가 크다. 하지만 야생 명금류를 포획하는 것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 알라욘은 쿠바검은뺨풍금조가 “내가 어렸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일부 지역에서 “이제 거의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알라욘은 현재 쿠바검은뺨풍금조가 “포획 행위 때문에 위기에 처한 것이 분명하다”며 한탄한다.
오색아메리카멧새 역시 위기에 놓여 있다.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새들의 개체수를 주기적으로 집계하는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남동부와 카리브해 지역을 오가는 이 새들은 쿠바 등지에서 일어나는 불법 거래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최근 수십 년 동안 그 수가 급격하게 감소해왔다. 오색아메리카멧새 전문가인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클라크 러싱 교수는 “얼마나 많은 새가 포획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2004년의 집계 자료에 따르면 쿠바의 어느 주에서 사냥꾼 세 명이 한 주말에만 오색아메리카멧새 약 700마리를 포획했다. 이런 수치는 흔하게 보고되지만 그런 사례가 이례적인 일인지는 알기 어렵다고 러싱은 말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4월호 내용 중]

우리의 뒤를 지켜주는 바다

글* 니이 아이퀘이 파크스
사진* 드니 댈루

우리의 해안을 따라 일어나는 일들은 전부 익숙하다. 코트디부아르 포르부에, 가나 응글레시, 감비아 올드제스왕, 베냉 그랑포포, 가나 아팜 등지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카누가 바다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부들이 판테어와 가어, 에웨어 등 온갖 가나 언어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떠오르는 태양 아래 그물을 끌어올리는 남성들을 한 명 한 명 구별할 수 있을 때쯤이면 이들의 구호는 더욱 커진다. “이 바 에이, 이 바 케 루(배가 온다, 물고기를 가득 싣고 온다).” 그물마다 깊은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들로 가득 차 있다. 모래 위로 툭 떨어진 물고기들은 파닥거리며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어부들은 햇볕을 받은 녀석들을 빠른 손놀림으로 널따란 금속 대야에 분류해 담는다. 잡히는 물고기는 그때그때 다르다. 물론 도미, 그루퍼, 참치, 고등어, 크판라(메를루사의 일종) 등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상업용 어종도 잡힌다. 하지만 가재, 장어, 가오리,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물고기, 뼈가 있거나 없는 물고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어종도 항상 잡힌다.

[내셔널지오그래픽 4월호 내용 중]

서로 연결된 세계

글* 팀 피크
사진* 팀 피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이 사진들을 통해 나는 지구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나는 지구의 섬세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지구의 대기권이 실제로 얼마나 얇은지 알고 난 뒤 충격을 받았다. 이 작은 가스층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며 척박한 환경을 지닌 화성이나 금성과 지구를 구분해준다. 낮에는 지구에 사람이 사는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대신에 지구는 자연의 힘과 시간의 흐름이 조각한 거대한 지질학적 퍼즐 조각을 드러내 보였다. 나는 물이 지구 표면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즉, 빙하는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움직이며 산맥 전체를 깎아내고 광활한 강은 유유히 흐르며 매혹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4월호 내용 중]

난파된 노예선을 찾아서

글* 타라 로버츠
사진* 웨인 로렌스

 살갗에 닿은 물이 차다. 사방이 고요하기만 하다. 잔해 위를 맴도는 동안 평온함과 감사함이 밀려온다. 고향에 온 기분이다.

 수심 5m쯤 되는 그리 깊지 않은 물속으로 내려가니 30명가량의 다른 잠수부들이 둘씩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키라고섬 연안에서 잠수부들은 휘몰아치는 거센 해류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며 산호로 뒤덮인 유물을 본떠 그리거나 치수를 잰다. 나는 처음으로 난파선의 잔해를 찾는 작업을 돕고 있다.

 대다수의 잠수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우리는 탐사대에 합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노예선의 잔해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 도움을 주며 수중 고고학회 회원으로서 훈련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노예선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상호세 파케테 다프리카호,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된 프레데리쿠스 콰르투스호와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호, 미국에서 발견된 클로틸다호 등이 있다. 미국 클렘슨대학교 사범대학 교수이자 웹사이트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 데이터베이스’의 고문인 나 나피스 칸에 따르면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이 성행했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인 약 1250만 명이 이런 선박에 강제로 몸을 실어야만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3월호 내용 중]

겨울을 사수하다

글* 데니스 흐루비
사진* 시릴 야즈베츠

 구름을 가를 만큼 높이 치솟은 험한 봉우리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트랙터만 한 정설기가 13m 높이로 다져진 눈 무더기 위로 후진하며 흰색 원단 한 필을 펼친다. 눈 무더기 꼭대기에서 작업자 여섯 명이 튼튼한 휴대용 재봉틀로 원단 패널들을 한데 꿰매고 있다. 6월이라 알프스산맥에서 가장 높고 가장 추운 스키장에 속하는 오스트리아 키츠슈타인호른에서는 산 양옆에 있는 협곡으로 융빙수가 세차게 흘러들고 있다. 그러나 위쪽에 있는 빙하에서는 슬로프 정비반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해발 3000m에서도 천연 눈에 의존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기술 관리자 귄터 브렌슈타이너가 이끄는 정비반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한 달간 이번 시즌에 마지막으로 내린 눈을 모아서 여러 층 높이의 눈 무더기 여덟 개를 쌓았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축구장보다 더 크다. 현재 이들은 여름 동안 열기를 차단하기 위해 원단으로 눈 무더기들을 덮으며 또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눈이 내리지 않거나 인공 눈조차 만들 수 없으면 이들은 덤프트럭과 정설기를 이용해 슬로프에 묵은 눈을 뿌릴 것이다.

 “기후온난화로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브렌슈타이너는 말한다. 그는 31년 전, 지금 생각해보면 알파인 스키의 전성기였던 것으로 보이는 시기에 이곳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3월호 내용 중]

매부리 채집꾼들

글* 할리마 아투마니
사진* 야스퍼 두스트

 어느 추운 밤, 우간다 남서쪽의 언덕 꼭대기에서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다.

 바람 때문에 대형 곤충 채집용 덫에 비스듬히 설치된 폭 1m에 높이 2m인 금속판이 덜거덕거린다. 덫 한가운데에 설치된 400W짜리 전구를 밝히는 디젤 발전기가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굉음을 내며 돌아간다. 전구의 빛은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밝지만 아프리카매부리에게는 자석과 같다. 우간다에서는 보통 이 녀석을 메뚜기 혹은 ‘은세이네이네이’라고 부른다.

 금속판 아래에는 빈 드럼통 수십 개가 놓여 있다. 이 지역에 있는 매부리 채집꾼 협회의 회장 키군두 이슬람은 이 통들이 몸길이 약 8cm의 곤충 수백 마리로 금세 가득 차기를 바란다.

 지역 주민들이 ‘방문자’라고 부르는 이 곤충은 봄가을에 우기가 끝난 후 짝짓기와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 대규모로 떼를 지어 몰려든다. 그러면 전국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일과를 제쳐두고 녀석들을 잡으러 다닌다. 짭조름한 매부리 튀김은 우간다에서 별미로 꼽히며 노천 시장과 택시 정류장, 길거리 등에서 한 포대당 2달러에 팔린다.

 2020년 11월, 하루곤고에서는 채집이 한창이어야 할 시기였다. 그런데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녀석들이 다 어디에 있을까요?” 이슬람이 말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철분과 아연 및 기타 필수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매부리 등의 식용 곤충을 식량 안보를 확보하고 기아를 해소하며 영양 결핍을 예방할 수 있는 열쇠로 칭송해왔다. 이는 어린이의 약 3분의 1이 발육 부진을 겪고 다섯 살 미만의 아동 절반과 여성의 3분의 1이 빈혈을 앓는 우간다 같은 국가에서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한때 우간다에서 개인이 소규모로 행했던 매부리 채집은 점차 상업적 사업으로 확대됐다. 사람들은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언덕 위나 지붕 꼭대기에 대형 덫을 설치해 녀석들을 한 번에 대량으로 잡아들였다. 한편 채집량의 감소는 매부리 채집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는 좀 더 지속가능한 채집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 이슬람은 오로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매부리를 채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보안등에 이끌려 집으로 들어온 매부리들을 잡았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면서 수입이 나아지자 이슬람은 곧 상업용 덫 두 개를 설치했다. “은세이네이네이가 다량으로 잡혔어요.” 이슬람이 말한다.

 “운이 좋은 밤에는 400포대까지 채울 수 있습니다.” 한 포대의 무게는 최대 50kg이다. “우리는 그 자루들을 캄팔라에 가져가 팔아요.” 그가 말한다. 그러나 그는 하루곤고에 있는 언덕 꼭대기에서 사흘을 보내는 동안 한 마리의 매부리도 잡지 못했다.

 “매부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캄팔라에 있는 마케레레대학교의 곤충학자 필리프 은예코는 말한다.

 은예코가 이끄는 연구진은 농부들이 매부리를 포획 및 사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의 목표는 야생 개체군이 받는 압박을 줄이고 은세이네이네이를 1년 내내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농부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농가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해충의 습격으로 작물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곤충들의 생물학적·생태학적 특성이나 생활 주기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다. 

 “야생 지대에서 녀석들을 잡아온다면 어떤 환경에서 사육하겠습니까? 또 어디서 키워야 할까요?” 은예코는 이런 점들이 궁금했다고 말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3월호 내용 중]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의 안식처

글* 유디지트 바타차르지
사진* 샤즈 중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에 자리 잡은 나가라홀 호랑이 보호구역의 울창한 숲에 안개가 내려앉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잎 사이를 느릿느릿 걸으며 관목과 나뭇잎을 뜯어먹는 코끼리 한 마리의 커다란 귀가 펄럭거린다.

 우리는 지난 12년간 이 숲의 한 오두막에서 생활해온 사진작가 샤즈 중의 안내를 받으며 차를 타고 계속 이동했다. 그러던 중 액시스사슴 무리를 만나 잠시 멈춰 섰다. 햇살이 안개를 뚫고 비치는 가운데 멀리서 울려 퍼지는 사슴의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트린다. 이는 인근에 포식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다.

 이곳에서 이런 경고 신호가 들려오는 빈도가 점점 늘고 있다. 나가라홀 호랑이 보호구역에는 다수의 인도호랑이와 인도표범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진한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닌 용맹한 흑표범을 포함해 이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가끔 목격되는 이 흑표범은 유명 인사가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3월호 내용 중]

땅의 수호자들,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다

글* 조던 살라마
사진* 플로렌스 구필

 루이스 마누엘 살라만카(64)는 구불구불한 안데스산맥 산길을 위태롭게 질주해 내려오는 지붕 달린 낡은 픽업트럭의 짐칸 뒷문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었다. 때는 2018년 5월 22일 새벽으로 콜롬비아 남서부에 자리 잡은 비옥한 돔형 산악 지대 ‘누도 데 알마게르(콜롬비아 대산괴)’가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참이었다.

 안개가 걷히자 빈터에서 갈색 암소의 젖을 짜고 있는 한 여인이 시야에 들어왔다.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칠해진 버스가 학생들을 가득 태운 채 비좁은 도로에서 마차와 노새들과 자리 다툼을 하고 있었다. 200여m 아래에서는 마그달레나강이 사방에서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가파른 에메랄드빛 협곡 사이를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우일라주에 있는 퀸차나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커피 재배와 석유 탐사로 유명하며 몇몇 주요 하천들의 발원지다. 안개가 자욱하고 녹음이 우거진 구릉 지대에 숨어 있는 이 마을에는 약 90가구가 살고 있다. 퀸차나는 ‘라가이타나’라고 불리는 작은 촌락과 고고학 유적지로 이어지는 오솔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전 시대의 유물이 남아 있는 이 유적지에는 기원이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거대한 신 석상과 무덤 등이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3월호 내용 중]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그 후

글* 로버트 쿤직
사진* 토마스 밴 후트리브

 프랑스 파리에 있는 이 상징적인 대성당은 복원 작업을 통해 중세 시대의 뿌리를 되찾고 1800년대에 이 성당을 구했지만 한때 비난을 받았던 건축가를 기리게 될 것이다.

 1831년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성당 건물 자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폭도들은 지붕에 기어올라가 거대한 철제 십자가를 쓰러뜨렸다. 그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산산이 깨뜨리고 예수상을 도끼로 난도질을 했으며 성모 마리아상 중 하나를 박살냈다. 폭도들이 찾고 있던 것은 파리 대주교였는데 그는 그곳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성당 남쪽에서 센강을 마주 보고 있는 대주교의 궁전을 약탈한 다음 그곳에 불을 질렀다. 그 궁전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그 자리에는 75m 높이의 건설용 기중기가 서 있다.

 1831년 2월 14일, 그날 밤에 벌어진 현장의 모습을 센강 건너편에서 그린 그림이 있다. 외젠 에마뉘엘 비올레르뒤크가 이 그림을 그렸는데 13년 후 그는 20년에 걸친 대성당 복원 작업을 맡게 될 터였다. 비올레르뒤크가 폭도들의 습격을 목격했을 당시 그는 고작 17살이었다. 그가 서둘러 그린 연필화에는 막대기처럼 표현된 격앙된 사람들이 벌떼처럼 궁전으로 몰려와 가구와 다른 귀중품들을 창밖으로 던져 강물에 빠트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현장 뒤로 당시에 600년이 된 노트르담 대성당이 서 있다.

 1980년에 역시 17살이었던 필리프 빌뇌브가 파리 그랑 팔레에서 비올레르뒤크에 관한 전시회를 관람했다. 그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지만 역사적인 건물들을 전문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오늘날 그는 프랑스의 ‘역사적인 기념물 총괄 건축가’ 35명 중 한 명이다. 이 직업을 가졌던 사람 중에 가장 유명한 인물은 비올레르뒤크다. 빌뇌브는 2013년부터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작업을 감독하고 있는데 화재로 대성당의 상단부가 파괴된 2019년 봄 이후로는 작업이 매우 긴급해졌다. 건물은 마침내 안정화됐고 곧 재건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여러모로 빌뇌브는 자신이 맡고 있는 현재 임무이자 건축가로서 일생일대의 힘든 프로젝트를 재주가 많았던 선임자 비올레르뒤크 덕분에 하게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2월호 내용 중]